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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동기의 문양 해석/큐레이터와의 대화 2014년 11월 5일

조원교 2014. 11. 6. 07:11

416회 큐레이터와의 대화(20141105)

우리나라 청동기의 문양 해석

마한 유민, 103호 고조선실(청동기실) 19:30~20:00

 

청동기시대 문양은 대부분 청동(금속)에 나타냈다. ‘짧고 조밀하게 직선문원문삼각문파형문 등을 많이 표현하였는데 대부분 앞 시기(신석기시대)의 것을 계승한 것이다. 그러나 앞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세밀, 다양하다. 신석기 시대와 마찬가지로 동시기 중국의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전개되었다.

이 시기 청동기 문양이나 형태에는 대부분 기(화생化生 포함)를 나타냈다. 그 대표적인 양상은 동경銅鏡에서 찾을 수 있다. 동경에 위 여러 문양이 조합된 태양문을 나타냈다. 태양은 가장 큰 발광체로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 특히 가장 강력한 기로 여기며 표현한 것이다. 동경 등의 태양문은 태양과 그 발광, 확산되는 모습(상상 포함하여)을 나타낸 것이다.

이 태양문은 연화문으로도 대치되거나 또는 연화문과 혼합되기도 하는데 이는 연꽃이 태양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긴 결과이다. 일부 동경은 안에 산문山文을 나타낸 경우(‘연속 산문을 당초문처럼 나타낸 경우 포함) 또는 산문과 태양문 모두 속하는 모습인 경우도 있다. 후자는 답습 제작하는 과정에서 또는 표현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며 생겼다.

이 시기에 만든 경북 영천 출토 청동기 문양이나 형태 등을 통하여 소위 하늘은 원만하고 땅은 반듯하다(천원지방天圓地方)의 관념까지도 이미 숙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소개한 이 시기의 모든 표현(문양형태 포함)이나 담긴 관념 등은 불교미술이나 금속공예 등에서 보듯 후대(삼국시대 이후)에 그대로 계승되었다.

 

1)화순 대곡리(또는 전논산) 출토 청동 팔주령八珠鈴(1)

중앙의 원문과 그 안 직선문과 삼각문 등은 태양문이며 태양의 기화생을 표현한 것이다. 이 문양들은 외형적으로나 기와 화생 표현 등에서 모두 신석기시대의 전통을 따르고 발전시킨 것이다. 이 두 개의 원 가운데 바깥 원에는 여덟 방향으로 기화생이 다시 진행되는데 이 문양 역시 앞 시대 표현을 따르고 발전시킨 것이다.

바깥쪽에 있는 여덟 개의 작은 球形은 그 안쪽의 여러 문양으로 표현한 태양이 여러 방향으로 진행하는 기 특히 화생을 개략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개략적 화생은 작은 태양 표현이다.

이 작은 태양 안에는 당초문()만이 있다. 따라서 이 당초문은 작은 태양 내부에 존재하는 기 표현이며 동시에 중앙 원(큰 태양) 안 여러 문양들과 상호 동격을 이루고 호환교호하며 연계된다.

이 팔주령처럼 안에서 바깥쪽 여러 방향으로 화생하는 모습은 전 덕산 출토전 논산 출토 상주 출토 팔주령,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 칠주령七珠鈴 등에서와 같이 쉽게 볼 수 있다.

 

2)익산 출토 동경(2)

태양의 기화생을 원문직선문삼각문점문 등으로 표현하였다. 원문의 안쪽에는 주로 四方, 원문의 밖으로는 모든 방향으로 나오는 기와 화생을 각각 나타냈다.

맨 바깥 문양(연속 삼각문)의 안쪽에 있는 문양은 매우 왕성한 기화생을 나타낸 것으로 소위 파형문 또는 태극문三太極文사태극문이라 불리는 문양들과 형태와 상징 등이 같거나 통한다.

 

3)논산 훈련소 출토 동경(3)

태양의 기화생 모습을 짧고 조밀한 직선문 등으로 표현하였다. 또 주연 쪽의 작은 원문 8개는 (1)등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가운데 큰 태양으로 부터 화생된 수많은 태양을 개략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4)아산 남성리 출토 동경(4)

태양의 기화생 모습을 짧고 조밀한 연속 직선문 또는 그를 포함하여 형성된 연속 삼각문을 통하여 중앙으로부터 여러 방향으로 나타냈다. 특히 이 연속 삼각문의 모습은 통영 상노대동 패총 출토 토기, 강원도 고성 문암리 출토 토기 문양과 닮아 있다.

 

5)화순 대곡리(또는 전 논산) 출토 청동기(5)

동기의 두 원구형 부위는 같은 곳에서 출토된 청동 팔주령(1)의 한 부위와 모습이 같다. 동기 내부에는 앞 여러 청동기에서 볼 수 있는 짧고 조밀한 연속 직선문이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볼 때 두 원구형 부위와 연속 직선문은 상호 호환되고 동격이 되며, 또 직선문을 통하여 두 원구형 쪽으로 기와 화생이 전파됨을 알 수 있다.

 

6)고령 출토 청동기(6)

안쪽 타원형 공간을 이루는 곳으로부터 연결부위를 통하여 그 바깥쪽인 다섯 개의 원구형圓球形(또는 일부 반구형半球形) 쪽으로 화생이 진행되었다. 원구형은 아래쪽에서 위로 갈수록 조금씩 더 커졌고 주변 공간도 위로 갈수록 넓다. 이는 기와 화생이 원구형 쪽으로 진행하며 동시에 위쪽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결과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연꽃잎 모양인데 이 모양과 내부 공간 구성은 연화화생을 나타낸 대표적 도상인 불교미술의 광배와 큰 차이가 없다. 원구형 부위는 광배의 경우 화불化佛이나 천인天人이 자리 잡을 곳이다. 이 비교를 통하여 볼 때에도 청동기시대 연화화생 등 기의 표현이 능숙하게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이 전통들이 불교 전래 이후 불교미술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원구형의 안에 배치한 원형圓形도 단순히 배치된 것이 아니다. 이는 원구형 하나하나가 연화화생된 것이고 또 다른 화생으로 전개될 곳임을 나타낸 것이다. 즉 연꽃을 간단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배치나 화생도 광배의 경우와 조금도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맨 밑의 자루는 광배의 경우처럼 다른 곳에 부착되는 부위, 장치이다.

 

7)출토지 미상 청동기(7)

앞 많은 예에서 기와 화생을 품고 전달하는 문양으로 설명한 짧고 조밀한 연속 직선문사이에 화순 대곡리(또는 전 논산) 출토 청동 팔주령(3)의 원구형(작은 태양) 부위에도 배치된 일종의 당초문이 있다. 일종의 당초문은 위치만을 통하여도 짧고 조밀한 연속 직선문과 기와 화생을 표현할 때 상호 동격을 이루고 호환교호하며 연계됨을 알 수 있다.

 

8)대전 출토 농경문 청동기(8)

주문양은 밭가는 장면(소위 농경문)이다. 그 울타리 격인 둘레 문양은 필자가 앞에서 줄곧 기와 화생을 담은 문양으로 소개한 문양인 짧고 조밀한 연속 직선문연속 삼각문으로 볼 수 있는 문양이다. 이 두 문양은 단순한 울타리 문양이 아니다. 주문양(중앙)이 지녔거나 발산하는 기화생 표현이고 또 그들의 영역 표현이다.